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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유희열 소품집 - 여름날 (2008)

by 자I야 2022. 9. 1.

흘러간 청춘의 이야기, 소품 같은 음악

유희열이 정규 앨범이 아닌 EP 앨범으로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대중들에게 돌아왔다. 게다가 유희열과 페퍼톤즈의 신재평이 많은 부분을 함께한 앨범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 앨범을 통해 신재평이 현재 안테나뮤직과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가창곡과 연주곡이 절반 정도 차지하는 총 8개의 트랙의 작은 앨범으로 기타, 피아노, 현악기 등으로만 단조롭지만 지루하지 않고 쉽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이 구성되었다. 마치 지난 토이의 1~2집의 감성을 최근의 감성으로 다시 버무려낸 느낌이다. '여름날'이라는 앨범 타이틀처럼 수록된 곡들은 밝고 싱그러운 날씨와 젊음을 느끼게 한다. 현재는 메이저 기획사로 인정받고 있는 '안테나 뮤직'의 이름으로 발매한 첫 번째 앨범이기도 하다.

 

그 뜨거웠던 여름날의 우리들의 이야기

01 공원에서

이 앨범의 대표 타이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토이와 유희열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현대자동차 그룹의 방송 광고를 통해 이 음악을 들어 봤을 것이다. 최근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희열이 직접 멜로디언을 입으로 불면서 '이거 내가 만든 곡이다.'라며 자랑하듯 이야기한 방송도 있었다. 따뜻하고 산뜻한 느낌의 멜로디를 들을 수 있는 이곡은 유희열의 피아노와 함께 아코디언, 기타, 바이올린 등으로 구성되었다. 어쿠스틱 한 연주가 마치 여름날의 청명함과 상쾌함을 전해주는 듯하다..

 

02 우리 만난적 있나요

유희열의 사랑스러운 아내인 이상은 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짧은 소절이지만 여느 가수에 버금가는 실력을 보여준다. 기타와 허밍 창법으로 심플하지만 밝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원래는 이상은 씨가 부를 예정이 아니었는데 발매일까지의 기간을 맞추는 방법으로 급하게 섭외된 부분이라고 한다. 부부의 하모니가 너무나도 조화롭게 들린다.

 

03 밤의 멜로디

페퍼톤스의 신재평이 보컬로 참여하였다. 신재평은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출신으로 음악가로서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가수이다.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 능력까지 출중한 인물로서 이후 토이의 7집 정규 앨범 'Da Capo'를 공동 프로듀싱하기까지 한다.

 

04 즐거운 나의 하루

배우 신민아의 목소리이다. 보통의 가수가 아닐까 할정도로 꽤 준수한 노래 실력을 보여준다. 꾸미지 않은 투명한 목소리로 매일 똑같은 하루를 거짓말처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전해는 위로와 같은 곡이다.

 

05 그럴 때마다 (Inst.)

토이 2집의 명곡 '그럴 때마다'의 연주곡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이라면 노래가 재생되는 내내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06 관계와 관계

전체 앨범의 단조로움을 깨는 듯한 색이 짙은 음악이다. 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낸 사운드가 곡의 진한 색을 만들어주고 있다. 보컬은 최강자, 강성호가 참여하였으며, 특히 하모니카는 하림이 연주하여 곡을 더욱 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07 여름날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이다. 청명한 기타 연주를 바탕으로 신재평이 다시 보컬을 담당하였으며 이와 연관되어 이지형도 이 노래를 부르길 원했는데 급한 시간에 쫓겨 대충 먼저 녹음한 신재평의 결과물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이렇게 최종적으로 앨범에 실리게 되었다고 한다. 

 

08 에필로그

'그럴 때마다'의 또 다른 변주의 서정적인 기타 곡이다. 

 

유희열, 토이의 다른 이름과 이야기

1999년 '익숙한 그 집 앞', 2002년 'A Walk Around The Corner'에 이어 발매한 유희열의 세 번째 비정규 앨범이다. 사실 LG전자와의 광고 캠페인으로 진행돼 앨범이기는 하나 지나치게 상업적인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기존 토이 팬들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던 앨범이기도 하다. 무려 1만 장 한정 판매로 발매하였으나 예약이 거의 3만 장에 육박하여 추가판을 발매했다고 한다. 토이가 아닌 유희열은 좀 더 편안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표현하는 기회로 삼는 느낌이다. 다음의 비정규 앨범은 어떠한 모습으로 또 어느 새로운 곳을 향한 실험적인 시도를 할지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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