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의 첫 비정규 앨범, 삽화집
이전 발매된 4개의 토이 정규 앨범과는 결을 달리하는 비정규 앨범이다. 특히 글과 그림이 함께 제공되어 듣는 음악에서 함께 보는 음악으로 좀 더 넓은 감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유려하지는 않지만 소년 감성이 깊게 묻어나는 그림과 글씨체에서 유희열, 토이의 깊은 감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법한 유년시절, 가족, 친구 등에 대한 사랑과 추억이 담겨 있고 위트 있는 글과 그림을 통해 지루함 없이 연주곡을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을 보여준다. 특히 두꺼운 골판지로 구성된 앨범 세트 구성은 좀 더 하나의 완성체의 삽화집의 느낌을 자아낸다.
글과 그림 그리고 음악
01 형
앨범을 시작을 알리는 이 곡은 어린 시절 이혼으로 인한 아버지의 부재를 채워준 나이 터울이 많은 형에 대한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유희열의 피아노 연주와 어우러지는 멜로디언 멜로디는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 따뜻했던 기억으로 젖어들게 만들어 준다.
02 익숙한 그 집 앞
어린 시절 짝사랑했던 소녀의 집 앞을 서성거리는 듯한 장면이 떠오르게 되는 피아노 연주곡이다. 그 어린 시절의 풋풋함, 서툼과 이별의 아쉬움 등이 물씬 느껴지는 서정적인 멜로디를 들려준다.
03 피아노가 있던 방
유희열의 어린 시절은 부모님의 이혼 등으로 인해 풍족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님은 유희열의 꿈을 위해 작디 작은 집에 피아노를 들여 주셨다 하는데 이는 어느 정도 유희열 본인의 가족에게 느끼는 부채로서 크게 작용한 듯하다. 이곡은 프랑스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에리크 사티를 오마주한 곡이다.
04 라디오 천국 (Homage Pat Metheny)
제목에서 알 수 있는 유희열이 과거 본인이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수차례 소개했던 팻 메시니의 오마주 곡이다. 유희열 본인이 심야 라디오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에 대한 유희열이 라디오라는 매체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두근거림,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과 밝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05 옆모습
유희열이 직접 노래한 곡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은 곡으로 상대방을 위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고 만약 다시 볼 수 없더라도 상대방의 옆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하며 살겠다는 사랑이 담겨 있다.
06 어렸을 때 그 자리
피아노를 중심으로 멜로디언 등의 악기로 구성된 연주곡이다. 유희열의 유년 시절에 대한 조금은 우울하고 잔잔했던 기억을 물씬 느낄 수 있다. 그립지만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에 대한 감성이 묻어난다.
07 무덤덤한, 그러나 감출 수 없는 상처
모든 사람들에게 있는 작은 마음 상처를 천천히 들여다보며 보듬어 주는 듯한 느낌의 연주곡이다.
08 흔적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Saint Binary의 느낌을 물씬 담아낸 연주곡이다. 이전 토이 앨범에서는 듣지 못한 진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사운드가 곡 전반에 배치되어 있다. 피아노 연주와 어우러지면서 부드럽지만 세련된 연주를 보여준다.
09 떠나는 날의 흥분
이전 토이 4집 앨범에서 객원 보컬로 참여한 윤상에 대한 오마주 곡이다. 여행을 앞둔 사람들의 흥분과 설레는 감정이 담겨 있는 곡으로 흥얼거리는 듯한 유희열의 보컬이 돋보인다.
10 즐거운 편지
유희열과 객원 보컬로서 변재원, 김연우, 지누가 함께 노래했다. 부끄러움에 말로 하지 못한 말을 서툰 편지로 연인에게 전하는 남자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아기자기한 곡의 구성과 가사가 돋보인다.
유희열의 음악 외 예술적 재능의 결과물
역시 천재라고 불릴 만한 여러 가지 재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되는 앨범이라 생각된다. 완전 전문가의 수준은 아닐지라도 음악에 버금가는 그림 실력과 글솜씨를 본인의 전공 분야인 음악과 함께 구성하여 연주곡을 일반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려는 시도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정규 앨범이 아닌 이러한 비정규 앨범을 통한 음악적인 시도는 이후 유희열을 음악적인 표현을 더욱 다양하게 하는데 큰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대중들에게도 단순 음악가가 아닌 종합 예술인으로서의 유희열을 소개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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