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
개인적으로 2022년 현재까지도 유효한 한국 영화의 강세는 2000년도 초반부터 시작이 되고 점차 강화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부흥기를 이끈 대표적인 감독 중에는 당연히 박찬욱 감독이 있을 것이다. <Oldboy> 이전에는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등의 영화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박찬욱 감독의 대표적인 복수극 작품으로 <Oldboy>는 개봉 연도인 2003년도 24회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비롯한 각종 국내외 영화제에서 많은 수상을 하였고, 2013년도에는 미국에서 리메이크가 되기도 하였다. 그때 당시만 해도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사실에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고취가 되기도 했다. 20년이나 된 영화속의 장치로 활용되었던 '군만두'. 그간 각종 방송 예능 및 매체를 가릴 것 없이 긴 기다림의 상징과 어떠한 '형벌'의 의미로 군만두가 거론되었던 것을 모든 한국 사람들은 익숙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 영화 발전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던 영화, 그리고 여전히 잘 만들어진 한국 영화를 꼽을 때마다 절대 빠지지 않는 영화. 20년이 지났지만 다시 한번 영화를 관람하고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군만두의 상징이 된 오대수
동네에 한두명쯤은 있을 것만 같은 술을 좋아하고 의미 없는 농담을 좋아하는 그냥 보통 아저씨 오대수. 이름 역시 대충 오늘 살자라는 뜻이 있다고 스스로 말을 하고 다닌다. 오대수는 보통의 한국의 가장들처럼 예쁜 아내와 어린 딸이 있는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어느 보통날처럼 술에 한참을 취해 집에 돌아가던 길에 낯선 사람에게 갑작스러운 납치를 당하게 된다. 정신을 차려보니 오대수는 온통 보랏빛으로 가득한 한 작은 방에서 깨어나게 된다. 어느 후미진 동네의 모텔방처럼 생긴 곳이었는데, 누가 날 납치했는지, 왜 납치했는지, 여기에서는 얼마만큼이나 있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 체 지내게 된다. 그래도 굶어 죽지는 않게 누군가가 방의 작은 틈을 통해 군만두를 매일매일 넣어준다. 마치 감방의 사식을 넣어주는 것처럼. 작은 방에 갇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텔레비전을 보는 일뿐이었던 오대수는 어느 날 텔레비전을 통해 아내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했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게 그 범인이 남편인 본인 오대수라고 하는 것이다. 갇혀 있는 오대수 입장으로써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자 오대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이마저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 오대수는 노선을 변경하여 언젠가는 풀려날 그날을 기다리며 누군인지 모를 그 사람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그 작은 방에서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을 시작한다. 결국은 탈출에 쓰이지는 않았지만 그러면서 젓가락으로 탈출 구멍을 매일매일 만드는 일도 함께 진행하게 된다. 탈출이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이게 되던 날 누군가 그를 마취하여 정신을 잃게 하고 오대수가 납치되었던 그 장소에 다시 오대수를 풀어두게 된다. 무려 15년이 지나서야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오대수. 정신을 차린 뒤 마치 계획이 되어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일식 음식점으로 향하게 되고 미도라는 요리사를 만나게 된다. 한편 오대수는 본인을 납치한 범인을 찾아 복수하기 위한 단서로 군만두를 단서로 하여 그 군만두를 만든 중국집을 찾게 된다. 결국 본인을 갇히게 만든 이우진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이 사람은 너무나 태연하게 왜 오대수 본인이 갇히게 된 것인지를 5일 안에 밝혀내면 이우진 본인이 자살을 하겠다는 이상한 제안을 하게 된다. 결국 오대수 본인과 이우진의 관계. 그리고 본인과 미도의 관계와 이우진의 누나와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알게 된 오대수는 깊은 충격에 빠진다. 오대수는 이 상황을 만든 근본적인 원인인 '말'을 끊기 위해 본인의 혀를 스스로 자르지만, 이우진은 스스로 자살을 하고 미도는 결국 이 사실을 모른 체 오대수를 '남자'로서 사랑하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영화의 마지막 오대수의 우는 듯 우는 얼굴은 이 영화의 복잡한 감정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사회적 금기들의 집합체
납치, 근친상간, 수간 등 2000년도 초반에 영화로 다루기에는 다소 어려운 소재를 박찬욱 감독이라는 훌륭한 연출을 통해 적절한 수의로 대중들에게 영화적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된다. 또한 박찬욱 감독만이 구현해낼 수 있다고 평가되는 시각적인 미술 무대장치를 통해서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층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계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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